청 량 사
청량사 가는 길
낙옆이 제살썩여서 보시하는 청량사 길
해 저녁 새북소리가 여울져서 퍼져날때
끝가지 남은 잎새는 만행길을 채비한다
늦가을이 산머리에장성처럼 다아오면
금탑봉 처마끝에는 까치밥이 익어 간다
절집은 산새들 둥지 부처말씀 홍씨일세

가위 바이 보
아침바람 찬 바람에
울고가는 저 기러기
우리선생 계실적에
옆서 한장 써 주셔요
구리 구리 멍터구리
가이 바위 보

개나리
하늘의 별꽃
별빛타고 소올솔
연못에 내려
선녀님들 차락차락
미역 감다가
어딜까,귀 세우는
발길 소리에
놀라 그만 떨구고 간
치마 저고리

ㅡ청주에서 유행하는 동요ㅡ
달갈달갈 달강달알 서울길로 가다가ㅡ
밤한되를 주서서ㅡ 살강밋헤 무덧더니
미ㅡ감은 생쥐가ㅡ 들락나락 다까먹고
밤한말을 남겨드라 가마속에 쌀물까ㅡ
함박으로 건질까ㅡ 조리로ㅡ 건질까ㅡ
할아버지 껍질주고 할머니도 껍질주고
알망이는 너구나구 먹자구나

ㅡ정성나주유행동요.ㅡ
울아바니 노리개는 긴지설대 노리갤네
울어머니 노래기는 망내딸이 노리갤네
울오래비 노래개는 경책,,,이 노리갤네
우리형님 노리개는 바늘끝이 노리갤네
우리머슴 노리개는 움머소가 노리갤네
우리엄마 노리개는 함박좁박 노리갤네

충주지방동요
쥐는쥐는 궁계자고 새는새는 남게자고
각시각시 고운각시 저의신랑 품에자고
우리같은 아가씨는 우리엄마 품에자네
[1920ㅡ ]

우리누나
퐁당 퐁당 돌을 던지자
누나 몰래 돌을 던지자
냇물아 퍼져라
멀리 멀리 퍼져라
건너편에 앉아서 나물을 씻는
우리누나 손등을 간질어 주어라
퐁당 퐁당 돌을 던지자
누나 몰래 돌을 던지자
냇물아 퍼져라
퍼질대로 퍼저라
고운노래 한마디 들려달라고
우리누나 손등을 간지러 주어라

강변에 살자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뒷문 밖에는 갈잎에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

우산
ㅡ이계석 작곡,
이슬비 내리는 이른 아침에
우산셋이 나란이 걸어갑니다
파란우상 깜장우산 찢어진 우산
좁다란 학교길에 우산세개가
이마를 마주대고 걸어 갑니다,


마음
본래 그 마음은 깨끗함을 즐겨하여
정한 모래 틈에 뿌리를 서려두고
너을도 가까이 않고 우로 받아 사느니라
봄이오고
몸을 담아 두니 마음은 돌과 같다
봄이 오고 감도 아랑곳 없을러니
바람에 날리든 꽃이 뜰 위 가득하구나
나무
뜰에 심은 나무 길이 남아 자랐도다
새로 돋는 잎을 이윽이 바라보다
한 손에 백당을 들고 가슴 아파 하노라

曲
ㅡ조선문학.ㅡ
곧장 가자하면 갈 수 없는 벼랑길도
굽어서 돌아서가기면 갈수 있는 이치를
겨울 굽은 난초잎에서 새삼스럽게
배우는 날 無力이여 無力이여
안으로 굽기만 하는 내 왼갖 무력이여
하기는 이 이무기힘도 대견키사 하여라

其 二
雅友金公主美風 아우김공주미풍
四方善士訪修躬 사방선사방수궁
深文講究弘民業 심문강구홍민업
勇武硏磨大世功 용무연마대세공
詩界先知爲上達 시계선지위상달
書家已覺在芳通 서가이각재방통
從心順理宣明德 종심순리선명덕
鶴壽無疆位秀翁 학수무강위수옹

우아한 벗 김공은 미풍양속을 주장하여
사방의 선사들이 몸을 닦으려 내방 한다오
깊은 학문을 강구하여 민업을 넓히고
용맹한 무술을 연마 훈도하니 세공이 크도다
시세계의 선지자로서 상달을 하였고
서가의 이각자로서 곡직함이 있었다오
마음에 순리를 따라 밝은 덕을 세상에 밝혔으니
학수무강하여 빼어난 늙은이로 자리 하소서

악양루에 올라
예전에 동정호의 이름을 들었는데
이제야 악양루에 올라왔도다
오나라와 초나라는 동남쪽에 펼쳐있고
하늘과 땅이 밤낮으로 떠 있는 것 같네
고향에 벗은 소식 한 자 없고
늙어 병든 몸이 외로이 배를 타고 떠돈다
싸움은 고향 북쪽에서 그치지 않고 있으니
난간에 기대어 눈물만 흘리고 있다


빈 교 행
손을 뒤집어 구름을 만들고, 엎어선 비를
오게 하나니 어지럽고 경박한 세상사
어찌 다 헤아리라
그대 관중과 포숙이 가난할 제 우정을
보지 않았느냐
이 우정을 지금 사람은 흙같이 버리는구나.

오 뉴월
ㅡ이 문구ㅡ
엄마는 아침부터 밭에서 살고
아빠는 저녁까지 논에서 살고
아기는 저물도록 나가서 놀고
오뉴월 긴긴해에 집이 비어서
더부살이 제비가 집을 봐주네

옹달샘
깊은산속 옹달샘 누가와서 먹나요
맑고맑은 옹달샘 누가와서 먹나요
새벽에 토끼가 눈비비고 일어나
새수하러 왔다가 물만 먹고 가지요


開花
ㅡ이 호우ㅡ
꽃이 피네 한잎 두잎 한 하늘이
열리고 있네
마침내 남은 한 잎이 마지막 떨
고 있는 고비
바람도 햇볕도 숨을 죽이니
나도가만 눈을 감네

아직은 사랑을
全哲吉
준비 안된 사랑을 햇다가 必敗로다
마음이 건강해야 사랑도 순조롭건만
사랑을 맑게 보는 눈이 나에게 없어
까불던 빈 털털이 사랑하고 싶어
그 착한 여인내를 꼬드기고 말았어라
진실로 사랑할때 그만두고 말았네

동해 김철수 그림
ㅡ살구꽃 핀 마을ㅡ
살구꽃 핀 마을은 어머니 고향같다
맟나는 사람마다 등이나 치고치고
뉘집을 들어서며는 반겨 아니 맞으랴
바람없는 밤을 꽃 그늘에 달아오면
술익은 초당마다 정이 더욱 익으려니
나그네 저무는 날에도 마음이 아니 바쁘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