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그곳이 참아 꿈엔들 잊힐리야ㅡ
ㅡ정지용 ㅡ 詩
[1절]
넓은 별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배기 황소가 해설피 금 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참아 꿈엔들 잋힐리야
반가워요
[2 절]
철 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 베개를 돗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참마 꿈엔들 잊힐리야
[3절]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초롬 휘저시는 곳
그 곳이참마 꿈엔들 잊힐리아
[4절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
물결같은 검은 밑 머리 날리는
어린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지고 이삭 줍든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
[5절]
하늘에는 성근별 알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말을 옮기고
서리 까마기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 앉아
도란 도란 거리는 곳
그곳이 참아 꿈엔들 잊힐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