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요 생명이여
ㅡ부활절 드리는詩ㅡ
흑암에 가리워 진통하는 하늘
한 줄기 빛
십자가 위에 내리고
남은 물 한 방울 피 한 방울 마저
아낌없이 쏟아내는 당신이여
어둠으로 결박할 수 없고
육중한 돌문으로도 잠들게 못하는
생명의 꿈을 품은 이여
두려움으로 멈춘 내 심장에
한 모금 순결한 생수로 솟게 하소서
사랑의 향기는
죽음보다 진한 것이던가
밤길 헤집고 달음질쳐 온
막달라 마리아
슬품으로 주저앉는 두 무릎
기쁨의 눈물로 일으키소서
시간이 멈춘 절망의 십자가
그늘 아래
차마 눈감고 통곡하는 어머니
찢긴 가슴에
사랑의 미소로 안기소서
주님은 모른다고
아니 죽어도 모른다고
목숨을구걸하여 떠나간 베드로
부끄러운 그 입술에
용서의 말씀으로 임하소서
버림받은 땅에 새 순을 돋게 하시는
당신은 생명의 빛이어라
숨죽인 들 풀들아
봄 햇살에 승리의 깃발 높이 들라
푸르른 향기로 부할의 주님을 찬양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