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 詩
연포리
44ㅡ김삿갓유적지
훈장 훈장
산속에야 무엇이 있으리오
산봉우리에 흰구름만 많을 뿐이요
힌구름은 혼자서만 즐기고 있을 뿐
그대에게 보내 주지 못함이 안타깝구나
우연이 소나무 그늘에 와서
돌베개를 베고 잠이 들었다
산속에는 역서가 없어
추위가 다가도록 세월은 몰랐노라
산의 꽃이 나에게 웃음을 짓노나
술잔을 입술에 대는 그 좋은 때에
옛날 사람 들은 자연을 즐기면 살았을까
산이나 산속이나 구름이나 하늘이나 꽃을
더 사랑 하며 줄길 줄 알았다
자연은 인간과 더불어 살아간다
산의 꽃이 나에게 웃음 짓노나 신인의
한즐의 시는 시인 만이 누리는 특권이다

난고평생시
새 도 둥지가 있고
짐승 도 굴이 있건만 내평생을 돌아보니
너무나 가슴 아파라.
짚신에 대지팡이로 천리길 다니며
물처럼 구름 처럼 사방을 내 집으로 여겼지.
남을탓 할수도 없고 하늘을 원망할 수도 없어
섣달 그믐엔 서글픈
마음이 가슴에 넘쳤지.
초년엔 즐거운 세상만났다 생각하고
한양이 내 생장한 고향인줄 알았지.
집안은 대대로 부귀영화를 누렸고 꽃피는
장안명승지에 집이 있었지.이웃사람들이
아들 낳았다 축하하고
조만간 출세하기를 기대 했었지.
머리가 차츰 자라며
팔자가 기박해져 뽕나무밭이 변해 바다가 되더니,
의지 할 친척도 없이 세상 인심 박해 지고
부모 상까지 마치자 집안이 쓸쓸 해 졌네.
남산 새벽 종소리 들으며 신끈을 맨 뒤에
동방 풍토를 돌아다니며 시름으로 가득찬
네. 마음은 아직 타향 에서 고향 그리는
여 우같건만 울타리에 뿔 박은 양처럼 형세가 궁박해졌네.
남녘 지방은 옛부터 나그네가 많았다지만 부평초처럼
떠도는 신세가 몇 년이나 되었던가. 머리 굽실거리는
행세가 어찌 내 본래 버릇 이랴만 입 놀리며
살 길 찾는 솜씨만 가득 늘었네.
이가운데 세월을 차츰 잊어 버려
삼각산 푸른 모습이 아득하기만해라.
강산 떠돌며 구걸한 집이 천만이 나되었건만 풍월시인
행장은 빈 자루 하나뿐일세. 천금 자제와 만석군 부자 후 하고 박한
가풍을 고루 맛보았지. 신세가 궁박해 져 늘백안시 당하고
세월이 갈수록 머리 희어져 가슴 아프네.
돌아갈래도 어렵지만 그만둘래도
어려워 중도에 서서 며칠 동안 방 황하네.

김, 삿갓
청산을 사니 구름을 거져얻고
맑은 물에 이르니 고기가 절로 오누나
산에 오르니 새가 쑥국쑥국 울고
바다에 이르니 고기가 풀쩍 풀쩍 뛰는구나
낡은 삿갓 깊이 늘러쓰고 문전걸식 하든
떠돌이 삿갓님 적병강 흔들리는 배 안에서
한세상 눈감고 말았으니
짚신에 대 지팡이로 천리길 다니며 물처름 구름
처럼 사방을 내집 처럼 여겼지.
강산 떠돌면 구걸하 집이 천만이나 되었건만
풍월시인 행장은 빗자루 하나 뿐일세
천금 자제와 만석군 부자 후하고 박한
가풍을 고루 맛보았지 구걸한 집이
신세가 궁박해서 늘백안시 당하고
세월이 갈수록 머리희어져 가슴 아프네
돌아가려도 어렵지만 그만 둘려도 어려워
중도에서서 몆칠동안 방황 하네,

가을낙옆
깊은 가을 나무잎 하나 모진 서리에 병들어
미풍에 떨어지니 모진 서리 때문 인가
실 바람 때문 인가
게곡따라 종일 가도 사람 하나 못 보더니
겨우겨우 강가에서 초막 한채를 찾았소
문에 바른 창호지는여와 때의 종이요
비를 들어 방을 쓰니 천황 때의 먼지로다
새까망 그릇들은우나라 때 구운건가
새빨간 보리밥은 한 나라때 곡식인가
떠날때 주인에게 고맙다 말했지만
간밤일 생각하면 암만 해도 입맛쓰네

ㅡ김삿갓 詩ㅡ
이해 저해 해가가고 끝없이 가네
이날 저날 날은
오고 끝없이 오네
해가가고 날이와서 왔다가 또가니
천사와 인사가 이가운데 이루어 지네

야박한 풍속
석양에 사립문 두드리며 멋쩍게 서있는데
집 주인이 세 번씩이나 손 내저어 물리치네.
저 두견새도 야박한 풍속을 알았는지
돌아가는 게 낫다고 숲속에서 울며 배웅하네.
風俗薄
斜陽鼓立兩柴扉 三被主人手却揮
사양고립양시비 삼피주인수각휘
杜宇亦知風俗薄 隔林啼送不如歸
두우역지풍속박 격림제송불여귀

가난이 죄
지상에 신선이 있으니 부자가 신선일세.
인간에겐 죄가 없으니 가난이 죄일세.
가난뱅이와 부자가 따로 있다고 말하지 말게나.
가난뱅이도 부자되고 부자도 가난해진다오.
難貧 난빈
地上有仙仙見富 人間無罪罪有貧
지상유선선견부 인간무죄죄유빈
莫道貧富別有種 貧者還富富還貧
막도빈부별유종 빈자환부부환빈

주인은 손님 쫒고 기웃기웃 엿보는데
길손은 문 앞에서 석양을 탄식한다
좌수 별감은 분에 넘치는 감투이고
기병이나 졸개라야 격에 어울린다

돈이 많으면 신성처럼 보이는 것
사람이 무슨 죄겠소 가난이 죄지요
빈 부의 종자가 따로 있는 것 아니니
부자와 가난은 돌고 도는 것이라오

하늘은 길고 땅은 오래도 끝날 때가 있지만
마음속에 품고 있는 원한은 끝날때가 없구나
하늘은 길고 땅은 오래도 세월은 멈추지 않아
강물이 맑기를 기다리며 근심 속에서 사노라

갈매기도 희고 모래도 희고 모두가 희어
모래와 갈매기가 구별조차 어렵구나
어부의 노래 듣고 갈매기가 날아가니
그제야 갈매기와 모래가 제 각기로다

하늘은 높아 잡을 수 없고
꽃은 늙어 벌이 오지않네
천장거미줄 天長去無乼
화로겻불내 花老겻不來

국화꽃이 쓸쓸한 모래밭에 피어
그림자가 연못에 절반쯤 비취네
국수한사발 菊樹寒沙發
지영반종지 枝影半從池
김삿갓 詩 죽시
이대로 저대로 바람 부는 대로
바람치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밥이며 밥 죽이며 죽 이대로 살아가오

평생에 여가 없어 이름난곳 못왔더니
백수가된 오늘에야 안양루에 올랐구나
그림 같은 강산은 동남으로 벌려 있고
천지는 부평같아 밤 낮으로 떠 있구나
지나간 모든 일이 말타고 달려 온듯
우주간에 내 한몸이 오리마냥 혜염치네
백년동안 몇번이나 이런경치 구경할까
세월은 무정하다 나는 벌써 늙어있네

묻노니 이 다락를 누가 세웠던고
내 이제 다락에 올라오래 머무노라
십년 세월 헛되이 모든 일 잊었다가
옛 싸움터 바라보니 눈물이 절로 솟네
영의정께서 가학루에 오루시어
보고 느낀 시를 현판에 남기셨다
강산이 아무리 좋아도 내 땅은 아니니
세월만 덧없이 물 따라 흘러간다
칡덩굴 움켜잡고 푸른 봉에 오르니
조그만 암자 하나 구름 속에 있구나
눈에 보이는 산천이 모두 내 땅이라면
초월 강남인들 어찌 수용하지 못하랴,
성도 이름도 모르는 그대여
그대의 고향은 어데이던고
낮에는 썩은 몸에 파리가 들ㄲㅀ더니
저녘에는 까마귀가 고혼을 울어 주네
짤막한 지팡이는 그대의 유물이요
몆됫박 남은 쌀은 구걸한 먹거린가
앞 마을 사람들은 내 말 좀 들어 보소
흙 한줌 날라다가 풍상이나 가려 주지

주인이 부르는 운자가 몹시 고리고 구리니
나는 시를음[音]으로 짓지 않고 새김 으로
지으리라 탁주 한동이 빨리 빨리 가져오소
이번 내기는 자네가 지네
목마를 때 한잔은 단 이슬과 같으니
취한뒤에 또 마심은 없느니만 못하다
술이 사람을 취하게 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취하고 계집이 남자를
미치게하는 게 아니라 남자가 스스로
미친다

두메 산골의 괴팍스러운 훈장 놈은
문장 대가를 알아 보지도 못하네
종지 같은 술잔으로 바닷물을 어찌되며
쇠귀에 경 읽기니 무엇을 깨닭으랴
나는 기장이나 먹는 산골 쥐 쌔끼요
나는 붓으로 구름을 일으키는 용이로다
백번 죽어 마땅한 내 죄를 잠시 용서 하노니
어른 앞에서 행어 까불지 말지니라


돈과 사람이 무슨 관계옵니까?
허허 자네가 정말로 취했나 보네그려
나는 누구한데도 구속을 받고 살지 않아
구름처럼 떠돌아다니는 방랑 객일세
자네한데는 자네의 인생이 있듯이
나에게는 나의 인생이 있는 것이야
말에서 내려 술을 권하며
어디로 가시느냐 그대에게 물으니
세상 일 모두 뜻 같이 않아
남산에 돌아가 누우려 하노라
젊은 몸에 기생을 품으니 돈도 티끌 같고
이밤에 술까지 나누니 사가 구름 같네
날아가는 기러기는 물을 따라 내려 앉듯
산속에 나는 나비 꽃을 피우기 어렵도다
찬바람 눈보라가 발에 몰아쳐서
기나긴 밤 잠 못 이루고 안타 갑구나
이몸이 무덤 되면 누가 찾아 줄는고
가엽고도 외로운 한송이 꽃이라오
창가에 마주앉아 회롱을 하다보니
그 모습 수즙달까 애교롭 달까
그토록 좋으냐고 조그맣게 물으니
금비녀 매만지며 고개만 끄덕이네

하얀 눈가루를 누가 하늘에서 뿌렸을까
눈이 부시도록 다락 앞이 밝구나
모든 골짝이에 달빛이 어린 듯하고
산은 옥으로 깍은 듯 그 모습 그윽 하다
배를 타고 섬계로 숨은 사람을 찾아가
반가운 그 사람과 글 토론이나 할까나
문장 대가가 이 좋은 경치 보고 나면
멋들어진 시가백 편은 나오리라
불전에 '회자 정리 ' 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만나고 혜어지는 것은 인생의 다반사 인데
무얼 그토록 섭섭해 하는가 혜어져야만 다시
만나는 기뿜을 기대 할 수 있는게 아닌가

집안 내력을 알게 된 그는 스스로 죄인이
되어 삿갓을 쓰고 팔도 강산을 유람하며
방랑 생활을 하게 된다 술 한잔에 시 한수로
한 많은 일생을 살다가 저 세상에 간 것이다
김익순의 불충의 죄에 대하여는 망군 망친
의 벌로 만번 죽어도 마땅 하다고 추상 같은
탄핵을 하였다 김병연이 백일장에 장원을 한다
백성들을 힘으로 누르려고 하면 그들은
힘이 부족해 겉으로는 복종하는 듯이
보일 것이 옵니다 그러나 그것은 심복은
아니 옵니다 사또께서는 백성들을 행어
힘으로 다스릴 생각은 하지 마시옵소서,

그의 본명은 병연이였는데 삿갓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야 했던 것은 [홍경래의 난]
이란 비극적인 사건 때문이다.
눈오는 날은 많고 맑은 날은 드물어
앞산도 희거니와 뒷산도 희구나
창을 열어 보니 사방이 유리 벽이라
아이에게 눈을 쓰지 말라 일러 두리라
가련의 문전에 가련과 이별하려니
가련한 나그네가 더욱 가련하구나
가련아 ! 가련한몸 떠나감을 슬퍼하지 말아
가련을 잊지 않았다가 가련에게 다시오리
옛글에 보면 관리들이 꼭 지켜 나가야 할
일이 세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첫째는 나라의 재물을 흠치지 말 것
둘째는 백성들의 재물을 수탈하지 말 것
셋째 매사에 公과私를 엄격히 분별하여
모든 공사 를 공평 무사하게 처리 할것
새들은 같은 나무에서 잠을자도
날이 밝으면 뿔뿔이 혜어지도다
인생의 만남과 혜어짐도 그와 같으니
어쩌다 눈물을 흘려 옷을 적시나

김삿갓 시
혜어져 있엇기로 옛정을 잊을 소냐
너도 늙었지만 내 머리도 세였노라
거울 빛은 차갑고 봄기운 은 적적한데
소식끊긴지 오래 달빛조차 막막구나
지난날 귀제곡을 즐겨부르더니
지금은 헛되이 채초곡이 옛말인냐
어딘지 간곳 몰라 만나보기 어렵다가
이제야 걸음 멈추고 꽃향기를 줄기노라
